학창 시절을 함께보낸 친구와의 도원결의에는 ‘소 곱창’ 만한 음식이 없다. 이것은 바로 어른의 맛이다. 가격도 학생들에겐 부담스러우며, 술이 없으면 반쪽짜리 음식에 불과하다. 그렇기 때문에 10대 때는 이것의 진가를 알 턱이 없다.
살코기가 귀하던 시절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으로 시작된 곱창은 오늘날 쫄깃쫄깃하고 고급진 맛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.
친구들과의 안주는 과거 이야기, 그때는 그랬지, 돌아가고 싶다 등 듣기만 해도 술이 절로 생각난다. 추억이라는 안주 때문인 걸까? 하지만 술 먹는데 공복에 마시랴~!? 학창 시절 이야기를 하니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‘소 곱창’이 문득 생각난 것이다. 과거의 행복함, 현재의 쓰라린 삶을 마주하니 쌉쌀한 술로 오늘 하루를 이겨내리......
대동단결하여 고른 이 안주. 술이 2병은 거뜬하구나. 집으로 돌아가며, 옷에 베긴 기름진 곱창의 냄새는 싫으면서도 오늘 하루를 잘 마무리했다는 흔적 같이 느껴진다.